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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막 아프리카/이집트

룩소르 신전을 찾아가다

# 룩소르 신전을 찾아가다


새벽 4시경 직원이 깨워준다고 했는데 내가 먼저 일어났다. 왜 안깨웠는지 물으러 갔는데 이유 모를 정차로 인하여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곧 아침을 준비한 빵을 먹고 새벽 5시 30분 경 도착하였다. 내리기 전 직원이 팁을 요구하였는데 5파운드가 없어 10 파운드를 줄 수밖에 없었다. 룩소르에 발을 딛기 전부터 짜증이 살짝 나기 시작한다.


룩소르는 조그만 도시라 숙소나 식당들이 기차역을 기준으로 주위에 모여 있는 편. 예약한 숙소는 기차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지만 시간이 일러 담배를 피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새벽 6시에 도착하니 다행히 리셉션 직원이 잠을 깨어 문을 열어 주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호스텔에서 판매하는 투어 내용을 설명듣고 있었다. 



투어는 크게 서안투어와 동안투어로 나뉜다. 죽은 자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서안투어는 나일강을 기준으로 서쪽에 위치한 왕가의 계곡, 핫셉수트 신전, 하부 템플 등을 돌아다닌다. 산자의 도시라고 불리는 동안투어는 룩소르 신전과 카르낙 신전을 묶었는데 내가 머문 호스텔에서는 서안투어가 40, 동안투어가 50 파운드에 신청할 수 있었다.


기차역으로 기준으로 관광지까지의 이동거리가 긴 편이라 서안투어 신청은 불가피하지만 동안투어의 경우 룩소르 신전은 도보로 가능하고 카르낙 신전도 룩소르 신전을 기준으로 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도보나 마이크로 버스를 이용하여 충분히 다녀올 수 있기에 투어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룩소르의 서안(West Bank)에 위치한 4 곳을 돌아다니는데 겨우 40파운드. 물론 여기에 입장료가 포함되지 않지만 이제 이정도 가격이만 싼 편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투어를 신청하고 남은 한 시간 동안 근처 룩소르 신전에 다녀왔다. 동이 트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른 시간이지만 매표소는 이미 열고 있었기 때문.


이집트의 고대도시의 수도, 룩소르를 대표하는 신전은 카르낙 신전이고 룩소르 신전은 카르낙 신전의 부속품이라 평가절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도보로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카르낙 신전에 비해 보존상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 개인적으로는 인상에 남는 편이다. 학생할인 기준으로 30 파운드. 













룩소르 신전은 아몬 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룩소르의 주 신으로 숨어서 세상을 지배한다는 뜻을 지닌 아몬 신이 축제에 참석하기 전에 방문하는 곳이 록소르 신전이다. 아멘호테프 3세 때 창건하고 후에 람세스 2세 때 탑문 등을 부설하였다. 룩소르 신전은 카르낙 신전으로부터 약 2km 떨어진 곳에 세워졌는데 제사를 지내기 위해 배의 출영 행사 등 부속 기관으로 활용되었다.


축제 기간 동안 아몬 신에게 꽃과 향수, 술 등을 바치는 모양의 벽화는 주요 볼거리. 람세스 2세의 두상이 떨어져 나가고, 아문 대 신전을 맞이하는 스핑크스는 군데군데 훼손되어 버렸고 오벨리스크도 반쪽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정교하게 새겨진 이집트 문양과 벽화 등은 온전히 남아 있다. 특히, 이집트 벽화 위에 예수의 열두 제자들의 모습을 담은 기독교 성화가 눈에 띈다.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방문 기념비가 있고,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과 부조들이 남아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룩소르 신전에는 이슬람 모스크가 세워져 있다. 1883년 프랑스 고고학자 가스통 마스페로가 발굴할 당시 모스크 높이까지 모래에 파묻혀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룩소르 신전은 오래된 시대 역사 속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영향을 함께 받아 온 역사가 실려 있는 곳이다. 










아침에 혼자 룩소르 신전을 다니니 전날까지 쌓였던 복잡한 마음은 잊고 신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8시에 돌아와서 서안투어를 떠나는 동안 차 안에서는 벌써부터 피곤한 지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여행사 투어 상품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지만 이동거리가 꽤 멀고 이동수단도 여행사 버스 외엔 마땅치 않아 어쩔 도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