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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막 아프리카/이집트

카이로에서 에티오피아 비자 신청하기

2015. 12.2 ~ 12.16 이집트 여행


# 2. 카이로에서 에티오피아 비자 신청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을 통과하는 관문으로서 동 아프리카 여행을 염두에 둔 나로서는 일단 비자를 미리 받아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육로로 이집트를 통과하여 내려가기 위해서 당장 필요한 것은 수단, 에티오피아 비자였다. 그런데 수단 비자는 이집트 남쪽에 위치한 아스완에서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에티오피아 비자만 카이로에서 미리 받기로 결정했다. 


12월 초 이미 겨울인 한국과 달리, 대낮의 뜨거운 공기가 아프리카에 와있음을 말해준다. 그래도 중간 중간 바람이 불고 땀이 날 정도는 아니라서 얇은 긴 옷과 패딩을 입어도 큰 무리는 없었다. 에티오피아 대사관은 도키(Dokki)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20~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지도 상으로는 6km 정도 떨어진 가까운 거리지만 왕복 3시간 이상은 넉넉히 잡아야 한다.


카이로 도심을 걸어갈 때는 신호등이 있는 도로가 흔치 않아 무단횡단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그런데 운전자들은 보행자들이 앞에 있어도 잘 멈추지 않기에 처음에는 건너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런 경우 다른 이집션들이 건널 때 따라 건너는게 혼자 무리해서 가는 것보다 나아 보인다. 이것도 조금 적응이 되면 무단횡단을 조금 더 잘하게 되지만 절대 주의가 필요!




구글 맵이나 오프라인 지도 앱에서는 대사관 위치를 찾기 어려울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내 경험으로 설명을 하자면 도키역에 내리면 큰 사거리가 나오는데 나온 방향을 기준으로 큰 사거리 오른쪽으로 꺾어 길 건녀편으로 가서 걸어간다. 주유소와 세차장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돌아 우측 길을 기준으로 계속 가다보면 하디스(Hadees) 햄버거 가게가 나온다. 


이 곳에서 우측으로 걷다보면 에티오피아 국기가 새겨진 건물이 보인다. 외부에서는 절대 촬영 금지니 주의할 것. 카이로에서 단수비자를 신청하는 경우 1개월 유효기간에 40$이다. 이집트를 온 목적도 일단 에피오피아까지 내려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단수비자를 신청했고 다음 날 비자와 함께 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대사관에 도착할 당시 오후 2시. 신청을 마치고 나니 2시 30분이 되어 배가 너무 고파 하디스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이집트의 음식은 전반적으로 싸고 맛있는 편인데 하디스 가격은 맥도날드보다 조금 싼 편으로 생각하면 된다. 배를 채우고 지하철 역으로 가서 숙소와 가까운 위치의 다른 지하철역에 내렸다. 


지하철은 구간과 상관없이 1 파운드이다. 여성들 전용 칸에 서 있지 않는 이상 지하철 이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구간에 대한 안내 표지판이 거의 없어 처음에는 물어보고 방향을 확인하면 된다. 지하철은 총 3호선으로 구성되는데 사다트(Sadat)와 알하라라(Al harara) 역을 기준으로 빨강 라인과 녹색 라인만 잘 기억하면 된다. 


알 하라라 역은 예전 명칭이 바뀌어 처음에 헷갈릴 수도 있는데 가장 정확한 노선도는 지하철 내부에서 확인이 가능한게 현실이다. 특히, 이 곳은 기차역이 바로 붙어 있고 근처에 버스 터미널도 있기에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 역을 통과할 때 배낭같은 큰 가방은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허리에 맬 수 있는 작은 가방은 그냥 지나가도 괜찮다. 


숙소에서 가깝지만 다른 방향에 위치한 알하라라 역에 내려서 다운타운 주위를 걸었다. 방향도 익히고 주위 필요한 가게도 있는지 둘러본다. 다운타운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집트 박물관이 위치한 나일강 유역에 해질 무렵 도착하였다. 이집트 박물관은 오늘 가기엔 이미 늦어서 내일 가기로 하고 아침부터 요란했던 이집트에서의 하루를 그렇게 마감.







하기 전 저녁 거리로 코샤리를 사갖고 숙소에 들어갔다. 겉으로 보기에도 매콤한 밥처럼 보이는 코샤리(koshari)는 값이 싸기도 하지만 실제 한국인 입맛에도 딱이다. 여기에 맥주를 곁들이면 딱인데 무슬림 국가에서 술을 먹기가 쉽진 않지만 다운타운에는 제법 많이 있는 편이라 어렵지 않았다. 


이집트 맥주는 스텔라(Stella), 룩소르(Luxor), 사카라(Sakarra) 등이 있는데 값이 제일 싼 스텔라는 맛은 좀 덜한 편이라 사카라나 룩소르를 권장. 강한 맛을 좋아하는 경우 10% 룩소르, 10% 사카라 등이 표기된 맥주도 있는데 비싸고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내일 무엇을 할 지 생각할 힘도 없어 일단 이집트 여행을 빨리 마치고 에티오피아를 내려갈 생각만 했다. 액땜도 제대로 치뤘으니 앞으로 이집트 여행을 쉽고 빠르게 끝낼 기대감도 형성되는 듯 보였다. 일단 매우 고단했는지 두 번째 맥주는 다 마시지도 못한 채 그대로 뻗어 버렸고 아침부터 요란했던 신고식을 치룬 이집트 카이로에서의 첫 날이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Tips for traveling in Egypt


 - 택시를 타야 하는 경우 흥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집션 상인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제가격을 거의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 도착 비자는 공항에서 바로 받을 수 있으니 40 달러 현금은 미리 준비하는게 좋다. 

 - 공항에서 첫 숙소를 이동하는 경우 픽업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이집션들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 무슬림의 보수성을 고려하여 여성의 경우 옷차림에 신경 쓸 필요가 특히 있다. 노출은 가능한 한 자제하는게 좋다. 

 - 길을 지날 때 주위에서 떠들어도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으니 자기 길만 가는게 현명하다. 

 - 인도인들 다음으로 어느 나라 출신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이집션인 것 같다. 가끔 놀리는 투로 들려도 신경쓰지 말 것.

 - 커피숍, 식당, 기념품점 등 이집트의 어느 곳에서 돈 거래가 있는 경우 그들이 제가격을 부르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 그들이처음 부르는 가격의 반 부터 흥정하는 기술을 계속 시도해 볼 것. 

 - 이집트 물가는 싼 편이지만 흥정을 못하거나 바가지를 씌게 되는 경우 많은 돈이 들 수도 있으니 피라미드 같은 유명 관광지는 특히 조심할 것. 100 파운드 이상의 큰 화폐를 미리 보일 필요가 없으니 잘 보관하는게 좋다. 

 - 관광객들에게 팁을 받는 관례가 어느 정도 있어 투어를 하거나 호텔, 슬리핑 기차를 이용하는 등 좋든 싫든 팁을 줘야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팁을 요구하는 경우 신경쓰지 말고 돈이 없다고 말하거나 상대하지 말 것. 

 - 무슬림은 기독교나 천주교, 불교 등 다른 종교에 관대한 편이다. 그런데 나처럼 종교가 없는 경우 사실대로 말하지 말고 불교나 다른 종교를 믿는다고 거짓말을 할 것. 괜히 불뚱 튀길 일은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은가. 

 - 이 외에도 분쟁지역의 위험이나 기타 위험 요소가 있기에 이집트를 여행할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한쪽으로 판단하긴 어렵지 않은가. 이집트는 피라미드 이외에도 불거리와 즐길거리가 매우 많기 때문에 주의는 하되 처음부터 잘못된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