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1막 아시아/방글라데시

3.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여행하다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여행하다


가지 말라는 시간은 야속하게도 빨리 흐른다. 내 몸에 대한 배터리 충전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내 머리에 대한 충전 뿐. 방글라데시, 한반도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인구는 1.5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빈국이자 세계 행복지수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나라에서 가난한 시골과 도시 풍경, 그리고 사람들 이외에 볼 것이 없다고 느끼지만 1400만명이 밀집한 수도 다카에 정말 볼 만한 게 없을까? 


다카(Dhaka)는 공항을 기점으로 구도시(Old Dhaka)와 신도시(Modern Dhaka)로 구분이 가능하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구도시였고, 말 그대로 오래된 건물들 속 수많은 현지인들이 사는 곳이다. 신도시는 공항 남쪽지역에 구획된 도심 지역으로 구도시와 달리 대사관과 국회의사당, 고등법원,  모스크 등 주요 기관들과 거대 쇼핑몰, 호텔 등 주요 기관 및 현대적인 건물도 많이 밀집되어 있으며, 한국의 강남, 한남동 같이 부자 동네도 이 곳에 있다. 사업과 자원봉사, NGO 기구에서 파견된 외국인이 있다지만 여행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 곳에서 기존 가이드 정보가 없으니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경험을 알리고자 한다. 


방글라데시에는 수도 다카를 시작으로 동남쪽 치타공 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이 있는 Cox’s Bazar가 있으며, 남서쪽 지역에 아마존 밀림 다음으로 가장 손꼽히는 세계 최대 맹그로브 숲과 유명한 벵갈 호랑이가 실제 서식하는 순다르반(Sundarban), 동북쪽에 거대한 녹차밭과 원시 부족들이 거주하는 실렛(Sylhet)이 위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숨겨진 보물들이 많이 있는 지역들이 있겠지만, 수도 다카(Dhaka)에 숨겨진 상당한 볼거리들을 소개해보겠다.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내가 가본 곳 위주의 볼거리


1. 국회의사당 Bangladesh Parliament


건축에 특별한 관심은 없지만 20세기 최대의 건축물 중 하나라고 손꼽히는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건축물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다고 하면 믿어질까? 그것도 모스크나 사원이 아니라 국회의사당 건물이라고 하면 믿어질까? 그것도 350여개의 강과 친숙한 나라답게 인공호수 위에 지어진 국회의사당 건물이라고 하면 믿어질까? 허접한 내 사진보다는 구글 이미지로 직접 위대한 건축물을 보기를 권해 드린다.


‘침묵과 빛’의 건축가 대가로 명성을 날린 루이스 칸의 유작. 국회의사당 건물은 밖에서 봐도 아름답지만 햇빛이 들어오는 안에서 봐야 건축물의 훌륭함을 더욱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방문할 당시는 허용이 되지 않았다. 불과 2~3주 전에 어느 여행객이 안쪽까지 돈을 내고 입장했다고 들었는데 도착하자마자 퍼미션(허가증)을 요구하는 그들 앞에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결국 기나긴 설득으로 안쪽 인공호수까지만 겨우 들여다보고 나올 수 밖에 없다. 찾아갈 곳은 Jatiyo Sangshad Bhaban(상샤드 바반)에 위치하고 있으며, 혹시라도 퍼미션을 요구하는 경우 한국 대사관에서 받아오라고 그들은 말하는데 이 부분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방글라데시 군인과 정치, 행정가들의 말과 행동은 매일 바뀌기 때문이다. 


참고로 루이스 칸은 “건축물에 닿기 전까지 빛은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말처럼 건축을 진짜 빛으로 빚어내는 실력을 지닌 인물. 방글라데시가 독립하기 이전 1950년대 동파키스탄에서 샹샤드 바반에 의사당을 짓기로 결정. 실제 의뢰한 사람은 방글라데시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무즈하를 이슬람(Muzharul Islam). 하지만 자국의 미래 세대들에게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남기기 위해 그의 스승 루이스 칸에게 부탁한 것. 1962년부터 1974년에 이르기까지 12년의 오랜 기간동안 설계를 하였지만, 길어진 설계기간과 부쩍 늘어난 시공 및 유지비용으로 인하여 루이스 칸은 반대 여론에 부딛혀야 했다. 또한,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으로 인하여 공사가 중지되었고, 1974년 수정된 마스터플랜으로 다시 공사가 시작되어 1983년에 완공이 되었지만 루이스 칸이 1974년에 죽었기 때문에 결국 그가 보지 못한 유작이 된 셈.    



팔각으로 구성된 내부 실내 장식은 신비함과 몽환적 세계를 연출하는 이탈리아 건축가 피라네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층 중앙에 위치한 도서실의 한 개 기둥으로부터 시작하여 블럭을 쌓아가며 퍼즐을 구성하는 듯 설계되었다. 국회의사당 양편으로 나란히 펼쳐진 의원들 숙소 건물과 호수들의 조화도 볼 만하다. 


2. 세계 최대 강변터미널 Shadar Ghat


흔히 방글라데시를 약 350여개의 수많은 강 위를 떠다니는 배는 그들의 중요한 운송 수단이기도 하여 물의 나라라고 부른다. 수도 다카에 세계 최대 강변터미널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은 돗단배부터 여객선들까지 수많은 배들이 아찔한 간격으로 정박하며 매일 사람들을 운송하는 최대 강변 터미널이다. 



강변터미널 안쪽을 구경하고 싶다면 5 Tk에 입장료를 사고 들어갈 수 있다. 주변에 외국인을 상대로 안내를 해주겠다고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있으면 조심하길 바란다. 직접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는 부분을 옆에서 설명하고 나서 끝나고 돈을 요구하는 일부 호객꾼이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 모스크 사원이나 힌두 사원을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호객꾼은 상대하지 말아야 한다. 


3. 다카 대학교(Dhaka University)


강변 터미널 사다 가트에서 약 1.1 km 떨어진 곳에 다카 대학교가 있다. 다카 대학교는 영국 식민지 시절 설립된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 대학교로 ‘동양의 옥스퍼드’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인도 분할 이후 파키스탄 진보와 민주화 운동의 집결지로 다카 대학교는 대학교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파키스탄에 대한 방글라데시 독립 운동 당시 많은 지식인들이 희생된 민족 운동의 중심지로서 의미가 있다. 이후 민주화 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여전히 다카 대학교에는 지혜를 용기있게 실천하는 지식인들 사이로 수많은 군중들이 모이는 벵골 민족주의와 지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후로도 저명한 지식인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으며,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초대 대통령도 이 곳 출신. 다카대학교 과학부 건물(Curzon Hall)도 볼만하다고 소개된 곳이다.  




4. 바이뚤 무카람 모스크(Baitul Mukarram)


방글라데시 국립 모스크로 1959년 설계되어 1968년에 지어졌으며, 3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모스크이며, 다카의 국립 모스크이기도 하다. 하지만 라마단 기간에 몰린 수많은 군중을 수용할 수 없어 4만명을 수용할 정도로 확장했다고 하지만 실제 7만여명 이상을 수용한다. 모스크 내부는 7층 높이의 천장까지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힌두 사원과 마찬가지로 내부 촬영은 금지.  



5. Arongmart Mirpur 지점, Gulistan 지점


방글라데시 다카 시내에도 테크노마트와 같은 거대한 쇼핑몰이 있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질과 방글라데시 특유의 기념품을 두루 갖춘 곳이다. 쇼핑을 좋아하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내가 가보지 않은 곳 위주의 볼거리


6. 국립 박물관(National Musium)


국립 박물관을 방문했을 당시 개관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2시 40분쯤 도착한 나에게 20분 쯤 개관한다고 설명했지만 그 때 그 때 다르다는 것이 핵심. 그래도 방글라데시의 국립 박물관이니만큼 그 나라의 역사나 유물 등을 박물관에서 찾아보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할만한 곳.  



7. 아산 만질 박물관(Ahsan Manzil Museum)


강변터미널을 시작으로 국회의사당까지 사이로 수많은 볼거리가 존재한다. 강변터미널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산 만질 박물관(Ahsan Manzil Museum)은 방글라데시의 왕가가 머무는 공식 궁정이다.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 인근의 강뚝에 위치하며 지금은 박물관으로도 쓰인다. 궁전 건축은 1859년 시작하여 1872년에 완공되었고 압둘 가니 장관의 아들의 이름을 따서 아산 만질이라고 지어졌다. 이후 1888년 4월 폭풍으로 인하여 인근 지역까지 황폐화되었고, 1897년 지진 피해를 입어 몇 차례 재건축이 있었다고 한다. 나의 경우 폭우로 인하여 아산 만질을 비롯한 강변터미널 주위 볼거리를 포기해야만 하여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8. 랄박 요새(Lalbag Fort)


붉은 성이라는 의미의 랄박 요새는 무굴제국 시기 1677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684년에 완공된 방글라데시의 오래된 관광지 중 하나로서 올드 다카에 위치해 있다. 가로가 2000 피트 세로가 800 비트를 넘어서는 규모로 외부의 공격에 방어하는 요새로 지어졌지만 궁전, 박물관, 무덤, 거대 모스크 등의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개관 시기는10:00 ~ 17:00(토요일 휴무).


9. Boro Katra & Chota Katra


한국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1644년에 지어진 안뜰을 둘러싼 사각형 건물로 올드 다카의 Buriganga 강변 인접지 river bank에 위치하고 있다. 이동식 숙소 또는 궁전으로 지금은 유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Chota Katra는 1663년 지어진 상인들의 이동식 숙소 건물로 보로 카트라에서 200야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10. 스타 모스크(Star Mosque)


타라 모스크(Tara mosque)라고 불리기도 하며. 다른 모스크와 달리 모자이크 장식이 다른 특징이 있다. 원래 정방향 네 곳의 타워가 세워진 전형적인 모스크 스타일로 지어졌지만 50년 전 일본과 중국, 영국 타일 및 베란다 건축 요법이 더해져 변형되었다고 한다. 주소는 Armanitola, Abul Khairat Rd, Dhaka, Bangladesh.


# 다카 여행을 마치면서..


방글라데시에 아무 정보도 없이 와서 그래도 수도 다카에 대해 꽤 많이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여행할 당시 토요일에 따라 휴무이거나 당일 내린 폭우로 도로가 물에 잠기는 상황에 이르는 등 여러 제약조건 속에 많은 볼거리를 놓친 점은 아쉬웠다. 위에서 소개하지 못한 Dhaka Zoo에도 가서 벵갈 호랑이를 직접 만나볼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말이다. 물론 하루 더 묵으며 수도 다카를 더 아는 것도 좋겠지만 이미 다녀온 길을 다시 찾아가기 보다는 다음 행선지를 찾아 고민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이제 수도 다카를 떠나 어디로 갈까?